V for Vendetta에서 이명박 정부를 보았다

영화 2009. 2. 10. 14:24

 멀지 않은 가상의 미래, 미국이 일으킨 세계 3차 대전의 혼란을 틈타 영국에선 아담 세틀러라는 인물이 의장으로 선출된다. 시민들의 안전이라는 명목 아래 거리 곳곳에 카메라와 도청 장치가 설치되고 언론을 통제하며 시민들의 자유를 박탈당한다. 시민들은 현 시국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어렵풋하게 인식하고 있지만 어느 누구하나 개혁하려는 의지를 표명하지 못 하는데 V라는 인물이 나타나서 형사재판소를 터뜨리며 1년 뒤의 혁명을 예고한다.

 큰 주제로 보자면 개인의 각성과 전체주의에 대한 비판 정도로 보여지나 보는 사람의 배경에 따라서 더 많은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유럽 사람이라면 이 영화에서 나치즘과 파시즘을 볼 수 있을 것이며 미국 사람이라면 과거 부시 정부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과거 민주화 운동과 현재 이명박 정부를 볼 수 있다. 나는 민주화 운동을 직접 겪은 세대가 아니고 현재의 이명박 정부를 보고 있는 세대라서 주로 이명박 정부에서 터진 일련의 사건들과 앞으로 일어날 수도 있는 사건들을 봤다.  

형사 재판소를 터뜨리기 전 '정부의 규제와 탄압을 방관했다'는 V의 말에서 '정부와 기업의 개'가 되어버린 '개떡검'을 떠올렸다.


사건이 터질 때마다 어두침침한 곳에서 회의 중인 당수와 그 측근. 혹시 지하벙커인가?


진실이 담긴 일기장의 내용을 논하거나 유출시키면 죄를 물어 처벌하겠다며 검열하는 장면에서 미네르바 사건과 사이버 모욕죄의 극단을 볼 수 있다.


코란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처형당하는 방송국 피디. 얼마 전의 불교 탄압의 극단까지 보인다.


당수를 풍자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체포되는 방송국 피디. 사이버 모욕죄의 극단으로 비춰진다.


땡전 뉴스?? 혹은 2MB 라디오 연설. 여론을 호도하기 바쁘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 광장으로 사람를이 모이고 있다. 배경만 다를 뿐이지 우리들의 무언가 떠오르지 않는가?


P.S. V의 멋진 목소리가 참 인상적인데 누군지 찾아 보니까 매트릭스에서 스미스 요원 역의 휴고 위빙이다. 참 역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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